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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카피’로 만든 성공신화…K-아이웨어 산업 뒤흔든 지식재산 침해의 실체

디자인 미등록 제품도 형사처벌…첫 구속 사례
123억 매출 뒤 99% 복제…범죄수익 78억 동결

이윤희 기자 | 기사입력 2026/03/17 [22:40]

‘데드카피’로 만든 성공신화…K-아이웨어 산업 뒤흔든 지식재산 침해의 실체

디자인 미등록 제품도 형사처벌…첫 구속 사례
123억 매출 뒤 99% 복제…범죄수익 78억 동결
이윤희 기자 | 입력 : 2026/03/17 [22:40]

 성공 사례로 알려졌던 한 아이웨어 브랜드의 성장 이면에 ‘데드카피’라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식재산 당국이 타사의 제품 디자인을 사실상 그대로 복제한 혐의만으로 기업 대표를 구속하면서, 패션 산업 전반에 걸친 지식재산 보호의 기준이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지식재산처(처장 김용선)와 대전지방검찰청(검사장 김도완)에 따르면 아이웨어 업체 A사의 대표 ㄱ씨는 국내 유명 브랜드 제품을 모방한 선글라스 등을 대량으로 생산·판매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해당 기업은 약 2년여 동안 총 51종, 32만여 개의 모방 제품을 유통하며 약 123억 원 규모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추가로 40만 개 이상의 제품을 해외에서 수입한 정황도 확인됐다.

 

이번 사건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모방 수준이다. 수사 결과 일부 제품은 원본과의 형태 일치율이 99%에 달했고, 3D 비교 분석에서도 대부분 제품이 오차 1mm 이내의 높은 유사성을 보였다.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데드카피’로 불리는 수준의 복제였다.

 

▲ 아이웨어 피해상품과 모방상품. 출처: 지식재산처    

 

더 큰 쟁점은 해당 제품들이 디자인권으로 등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패션 산업 특성상 유행 주기가 짧아 디자인 등록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사건의 피해 제품 역시 대부분 미등록 상태였다. 그럼에도 수사당국은 ‘상품형태 모방’ 규정을 적용해 형사처벌에 나섰다. 이는 출시 후 3년 이내의 신제품 형태를 그대로 모방하는 행위를 부정경쟁으로 보는 법 조항에 따른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건은 디자인권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창작물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첫 구속 사례로 기록됐다. 기존에는 민사소송 중심으로 해결되던 디자인 분쟁이 형사 처벌 영역으로 확장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익 구조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ㄱ씨는 별도의 디자인 개발 인력 없이 인기 제품을 촬영한 뒤 해외 제조업체에 전달해 복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개발 비용 없이 빠르게 제품을 출시하고 판매하는 구조로 단기간 내 높은 매출을 올린 것이다. 이는 창작 기반 산업의 공정 경쟁 질서를 훼손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된다.

 

당국은 범죄수익 환수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법원은 약 78억 원 규모의 추징보전을 결정해 관련 자산을 동결했고, 추가 유통을 막기 위해 15만 점 이상의 모방 제품도 확보했다. 단순한 지식재산 침해를 넘어 경제 범죄로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조치로 해석된다.

 

이번 사건은 K-패션 산업이 가진 구조적 한계도 드러냈다. 빠른 트렌드 변화와 디자인 보호의 공백, 온라인 유통 확산이 결합되면서 모방 제품이 시장에 쉽게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 브랜드의 경우 제품 개발에 상당한 시간과 인력을 투입하고도 모방 제품에 의해 시장을 잠식당하는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지식재산처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디자인 모방 행위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창작자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정당하게 보호받지 못할 경우 산업 전반의 경쟁력도 약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VIP뉴스 / 이윤희 기자 viptoday@vip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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