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을 벤처텔링] 50억원 투자제안 IR에서 드러난 두 기업의 차이IR은 기업의 입장이 아닌, 투자자 입장에서 니즈를 해소해주어야 한다
[임병을 · ㈜IPO브릿지 대표이사] 약 한달 전, 50억 원의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어 필자에게 도움을 받고 싶다며 찾아온 2개의 기업과 각각 미팅을 진행했다. 두 기업 모두 IR Deck(투자제안 서)을 이미 가지고 있는 상태로, 필자 앞에서 우선 IR피칭과 동일한 방식으로 투자제안 발표를 진행했다.
그리고 나서 필자는 한 기업과는 투자유치자문 계약을 체결하였고, 다른 한 기업과는 계약을 보류하였다. 계약을 체결한 A사는 계약 체결 후 약 1개월 동안 벤처캐피탈과 증권사 관계자들 앞에서 다수의 IR을 프라이빗하게 진행하였으며 심도 있는 대화를 통해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 투자사 몇 군데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투자 유치 추진 금액의 일부는 거의 확정된 상태이다.
반대로, 계약을 보류한 B사는 현재 투자자를 연결해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안내하면서 컨설팅부터 받거나 내부적으로 보완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명확히 전달한 후, 어떻게 진행할지 검토해 볼 시간을 드린 상태다.
두 기업 모두 우수한 기술력과 인적 구성을 갖추고 있는 기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음에도 A사와는 계약하여 어느 정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중인 반면, B사와는 계약을 하지 않고 재검토를 하기를 권한 것일까? 그 차이는 다음과 같다.
첫째, IR 관점의 차이다. 투자유치 활동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는 A사는 IR 내용에 스토리의 흐름이 명확하여, 무엇을 하는 회사이며 어떤 강점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사업을 통해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는지를 잘 제시하였다. 특히, 투자자가 가장 보고 듣고 싶어 하는 수익성과 그에 대한 근거 그리고 다음 투자 라운드 계획을 통해 투자자의 투자수익을 예측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러나 B사는 대표자의 경력과 우수성, 보유한 기술과 특징, 인증서 등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는데, 비즈니스 모델을 통한 수익구조나 판로계획 등은 부족하였다. 즉, 투자자 입장에서 그래서 돈을 어떻게 벌고 투자수익이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 알려주는 정보가 없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IR의 관점에서 A사는 투자자 입장에 있었고, B사는 기업 대표 입장에 있었던 것이다. 회사의 자기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가 궁금해 하는 것을 해소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경청과 수용의 차이다. A사도 최초 미팅 시에는 부족한 부분이 보였다. 이에, 필자는 상당한 수준의 스토리 변경과 재무추정에 대한 기준을 바꿀 것을 요청했으며, 기업 대표는 잠시 고민은 하였지만 약 1주일 만에 필자의 제안을 수용하고 IR자료를 변경하여 준비를 해왔다.
B사에게도 기존 IR자료 내용이 기술에 너무 치중되어있기에 비즈니스모델과 수익구조, 고객에 대한 구체적인 정리 등이 필요하다고 안내하였으나, B사 대표는 기술이 우수해서 어떻게 고객이 안살 수 있겠느냐며 수정하는게 더 우려된다며 항변했다.
필자가 많은 기업을 만나보면, 자신과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 혹은 독창적 아이템을 강조하며 당연히 팔릴 것이라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전문가의 조정 제안을 받아들이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기술과 사업을 몰라주는 투자자를 원망하는 분들도 있다. A사는 필자의 조정 의견을 받아들여, 이전에 투자사와 협상이 진척되지 않았던 문제들을 해소함으로써 성과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B사는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투자유치에서든 마케팅에서든,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이 누구이며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소구하는 것이다. 이에, 2가지 니즈를 반드시 IR의 핵심으로 반영해야 한다.
첫째, 자사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회사의 수익성을 믿을 수 있게 된다.
둘째, 소비자 니즈(needs)를 충족시켜줌으로써 얻게 되는 매출과 이익, 그리고 다음단계 투자유치나 엑시트 계획을 제시해주어야 투자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IR자료를 준비하여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고, 투자유치를 위한 전문가의 도움과 의견을 적극 수용하는 기업의 성과가 더 좋을 수밖에 없다.
임병을 · ㈜IPO브릿지 대표이사
<기고 필자 의견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기사 좋아요
<저작권자 ⓒ VIP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투자유치 관련기사목록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