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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규의 친절한 스마트팜] 수직형 스마트팜 규제 완화, ‘장밋빛 수치’보다 ‘정밀한 데이터’가 우선이다

규제 완화 이후 수직농장의 고용·소득 효과를 둘러싼 현실성과 지속 가능성 점검

이인규ㆍ글로벌스마트팜연구소 대표 | 기사입력 2026/02/03 [15:45]

[이인규의 친절한 스마트팜] 수직형 스마트팜 규제 완화, ‘장밋빛 수치’보다 ‘정밀한 데이터’가 우선이다

규제 완화 이후 수직농장의 고용·소득 효과를 둘러싼 현실성과 지속 가능성 점검
이인규ㆍ글로벌스마트팜연구소 대표 | 입력 : 2026/02/03 [15:45]

 

[이인규ㆍ글로벌스마트팜연구소 대표] 최근 정부는 농지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스마트농업 육성지구 등 특정 지역 내에서 농지 전용 절차 없이 수직형 스마트팜을 설치할 수 있도록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타용도 일시사용 허가 기간을 최장 16년까지 확대한 점은 시설 투자 효율성을 높이려는 진일보한 조치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일자리 창출과 농가 소득 향상이라는 결과값이 과연 현실적인 경영 데이터에 기반한 것인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제도 변화의 핵심은 수직농장을 농지 이용 시설로 인정하여 농지의 원형을 보전하면서도 첨단 시설을 올릴 수 있게 한 점이다. 하지만 이는 전국 모든 농지에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농업법 및 농촌공간재구조화법에 따른 특정 계획지구와 특화지구를 중심으로 우선 적용된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과도한 단순화는 자칫 농민들에게 어디든 설치 가능하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사용 기간이 8년에서 16년으로 늘어난 것은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수직농장의 특성상 고정비(CAPEX) 회수를 위해 필수적인 조치였다. 그러나 16년이라는 시간 동안 급변하는 에너지 가격과 기술 노후화 속도에 대응할 수 있는 경영 전략이 부재하다면, 기간의 연장은 오히려 부채의 연장이 될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 번에 언급되는 '컨테이너 1동당 10명 고용'은 생산 인력 뿐만 아니라 물류, 가공, 체험 등 연계 일자리를 포함한 수치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 수직농장 경영 분석에 따르면 운영비(OPEX)의 40~50%는 전력 비용이 차지하며, 인건비는 30~40% 수준으로 관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직접 생산 인력만으로 10명을 고용한다면, 이는 고도의 자동화가 결여된 모델이거나 보조금 없이는 유지 불가능한 기형적 구조가 될 위험이 크다.

 

또한 이번에 제시된 23.6%의 소득 향상 수치는 특정 작목이나 시범사업의 단기적 성과일 수 있다. 대규모 초기 투자비의 감가상각과 매달 발생하는 고정 전기료를 포함했을 때도 동일한 결과가 나오는지, 즉 순이익 관점에서의 정밀한 데이터 공개가 선행되어야 한다. 보조금 착시 효과를 걷어낸 실질 소득에 대한 검증 없이는 농민들을 사지로 내모는 격이 될 수 있다.

 

수직농장은 층수가 높아질수록 공간 활용도는 좋아지지만, 작업 동선이 길어지고 사다리나 리프트 사용에 따른 노동 효율 저하가 발생한다. 특히 상·하단의 온도 및 습도 차이로 인한 작물 품질의 불균형은 수직농장의 고질적인 문제다. 이는 공조 시스템과 자동 승강 랙의 설계 수준에 따라 경제적 임계점이 결정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전통 농업 대비 5~10배의 전력을 소모하는 수직농장에서 에너지 비용은 생존과 직결된다. 100% 인공광에 의존하는 폐쇄형 시스템은 에너지 가격 변동에 극도로 취약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열, 히트펌프, PVT(태양광·열 복합) 기술과의 결합이 논의되고 있지만, 이 또한 추가적인 설비 투자비 상승을 불러온다는 딜레마가 있다.

 

필자가 제시하는 지속 가능한 수직농장을 위한 3대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번째로, 수직농장을 제조 시설이 아닌 첨단 농업 시설로 명확히 규정하여 농사용 전기 적용 범위를 전략적으로 확대하거나, 재생에너지 결합 모델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

 

두번째로, 단순히 높이 쌓는 기술이 아니라, 국내 농촌의 인력 구조를 고려하여 저비용 고효율의 자동화·로봇 보조 시스템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첨단화보다는 한국형 노동 비용에 최적화된 ROI 모델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엽채류 중심의 저단가 시장에서 벗어나, GMP 수준의 관리를 통한 의약품 및 기능성 원료 생산기지로의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 다만 이는 제약·식품 기업과의 장기 계약과 엄격한 품질 관리가 전제되어야 하는 고난도의 전략이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수직형 스마트팜은 한국 농업의 미래를 밝힐 중요한 열쇠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규제 완화라는 명분 아래 장밋빛 수치만을 내세우는 것은 위험하다. 인건비 비중의 현실성, 에너지 비용의 구조적 취약성, 그리고 다단 재배의 물리적 한계를 정직하게 인정하고 기술적으로 보완해 나갈 때 비로소 실질적인 진보가 가능하다.

 

이번 시범사업이 보여 주기식 행정에서 벗어나, 농민들에게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제시하는 진정한 '농업 테크'의 이정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 이인규 ㈜글로벌스마트팜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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