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을 벤처텔링] 미국 해산물 레스토랑 무제한 리필 사례를 통해 바라본 벤처 경영비용을 어디에 쓰는지에 따라 위기를 초래하기도, 극복하기도 하는 벤처 생태계
[임병을 · ㈜IPO브릿지 대표이사] 미국의 유명한 해산물 레스토랑 체인인 레드랍스터의 파산신청 소식이 올 상반기에 들려왔다. 레드랍스터는 지난 9월 결국 법원에서 파산 대신 회생절차에 돌입하기로 하였다. 이로 인해 강력한 구조조정과 부문별 매각이 진행될 예정이다.
미국과 캐나다 등에 578개의 매장을 운영하던 레드랍스터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매장 방문 고객의 급감과 높은 임대료 및 고금리 등의 이유로 사업에 침체를 겪게 되었다고 한다.
이에, 지난해 5월부터 20달러만 내면 새우 요리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프로모션을 시작하여 인기를 얻게 되었고 이 프로모션을 영구적인 서비스 모델로 정착시키면서 치명적인 비용 증가와 불필요한 이슈를 만들었다. 하지만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1,100만 달러(한화 약 15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여 이는 기업의 중요한 판단 착오였다고 레드랍스터 CEO 아다모레쿤는 밝힌 바 있다.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벤처·스타트업계에 이슈가 되었던, '유니콘 기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여러 플랫폼 기업의 몰락'과 '티메프 사태'에 이르기까지, 벤처·스타트업과 벤처투자자 관점에서 배울 점이 있어 보인다.
기업이 자금을 집행하는 주요 유형을 ‘관리비용’, ‘자산구축비용’, ‘광고홍보비용’으로 구분해본다면, ‘관리비용’은 인건비나 사무실 임차료 등 필수적이며 고정 지출되는 생존과 성장의 기초비용이라 볼 수 있고 ‘자산구축비용’은 기술개발이나 공장설립, 지점확장 등을 통해 지식재산권, 노하우기술, 생산설비나 부동산같이 회사의 무기를 만드는 비용이다. ‘광고홍보비용’은 레드랍스터의 사례처럼 고객을 모으기 위한 프로모션, 광고, 영업(세일즈) 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이다.
기업이 위기에 당면했을 때, ‘관리비용’과 ‘자산구축비용’을 사용해 축적한 자원(인적자원)과 자산(유·무형자산)은 남아있기 때문에 신사업 구축이나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화 등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단이 되기도 한다.
반면에, ‘광고홍보비용’을 사용한 일반적인 프로모션이나 광고들은 브랜드가치 상승이나 소비자 유입에 한몫하는 것 이외에 회사에 남는 직접적 자원과 자산으로서 역할을 하기 어렵다.
현재 목격되고 있는 것처럼, 물류센터 건립과 배송서비스 구축에 돈을 쓴 쿠팡은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였고 국내 유일무이의 플랫폼이 되어가고 있는 반면, 티몬, 위메프는 프로모션, 광고 및 할인 경쟁에 치우친 비용 집행이 발목을 잡았다.
유니콘으로 기대를 모았던 옐로모바일, 센드버드, 그린랩스, 직방 등은 자체적인 자산을 구축했다기보다는 데이터확보와 중개·유통을 위한 온라인 시스템에 많은 비용을 투입하여 자금이 부족할 때 버틸 수 있는 자산이 부재하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인공지능과 IT기술을 활용한 벤처·스타트업이나 서비스 기업들도 자원과 자산 구축에 적정한 비용 집행을 통해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당장의 데이터 수를 높이기나 고객 유입을 위해 지출하는 소모성 비용을 사업모델로 착각하게 되면, 레드랍스터의 사례처럼 심각한 결과로 다가올지 모른다.
임병을 · ㈜IPO브릿지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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