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학 혁신전략] ‘둑의 구멍’을 사전에 방지하는 비밀유지협약(NDA)시장가치의 90%를 차지하는 무형자산 관리의 첫 단추
[심성학 ∙ 경영학박사] 경제적 산출량을 늘리는 방법은 두 가지다.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투입 요소의 수를 증가시키거나, 동일한 수의 투입 요소로 더 많은 산출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다.
스탠퍼드대학교 경제학과에서 공공정책 교수를 지낸 로젠버그(Nathan Rosenberg, 1927-2015)는 장기적인 경제성장에 미치는 주된 힘을 밝히고자 진행한 ‘혁신과 경제 성장’에 관한 연구에서 같은 대학의 동료 교수인 모지스 아브라모비츠(Moses Abramovitz, 1912-2000)의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모지스 아브라모비츠는 1870년부터 1950년까지 미국 경제의 산출 증가량과 같은 기간 자본과 노동의 투입 증가를 측정한 결과, 자본과 노동의 투입 증가로 설명할 수 있는 경제 산출 성장률은 약 15%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나머지 85%의 원인에 의문을 제기했다. 로젠버그는 통계적으로 설명되지 않은 85%의 잔여 부분을 '혁신적 활동이 경제성장에 미친 주요한 힘'으로 설명했다.
지식, 혁신, 창의성이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
Ocean Tomo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전체 시장가치 중 무형자산의 가치는 총자산의 90%를 차지한다. 무형자산 가치가 1975년에는 17%에 불과했으나, 2005년에 80%를 돌파하였고, 2020년에는 마침내 90%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시장가치에서 무형자산과 유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의 갭(gap)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1990년대는 S&P 500 기업에서 무형자산이 유형자산을 앞지르기 시작한 시기로, 이 시기에는 정보기술(IT)과 디지털 경제가 급속히 성장했다. 소프트웨어, 통신 기술, 데이터 시스템에 대한 투자와 함께 지식재산권(특허, 브랜드 가치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인터넷과 디지털 경제의 부상으로 물리적 자산보다 지식, 혁신, 창의력이 기업 가치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둑의 구멍’을 사전에 방지하는 비밀유지협약(Non-Disclosure Agreement, NDA)
2023년 '중소기업 기술보호수준 실태조사'에 따르면, 기술침해를 경험한 기업 중 59.1%가 퇴직자나 이직자에 의한 기술유출을 겪었으며, 거래 관계에 있는 기업과 재직자에 의한 유출 사례도 18.2%나 차지했다. 이는 외부 인력뿐만 아니라 내부 직원에게도 비밀유지의무를 부과하는 비밀유지협약(NDA)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비밀유지협약은 사업상 주고받아야 할 비밀 정보를 비밀로 유지할 수 있도록 상호 간에 법적 강제력, 즉 비밀유지의무를 부과하는 계약의 일종이다. 협약 주체 간에 영업비밀의 대상을 특정하고 비밀유지의무를 부과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영업 비밀성을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요건이다.
비밀유지협약에 포함되어야 할 내용
영업비밀 침해 관련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8.7.10 선고 2008도3435 판결 등)에서는 영업비밀의 성립요건 중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비밀 유지 노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정보에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통해 객관적으로 그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하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비밀유지협약을 위해서는 비밀 정보의 의미와 범위가 정의되어야 하며, 비밀로 간주 될 정보의 유형과 비밀로 유지되어야 할 대상이 특정되어야 한다. 계약의 종료와 해지 시 제공자료의 반환과 폐기 의무, 비밀 정보를 이용할 경우의 이용목적, 비밀유지 기간 등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비밀유지 표준양식 활용하기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제21조의2 규정에 따라 중소벤처기업부가 사용 및 보급을 권장하고 있는 표준비밀유지계약서 양식은 '중소기업 기술보호울타리'에서 내려받기가 가능하다. 또한, 재직자, 퇴사자, 프로젝트 참여자, 협력업체 등 대상별 비밀유지 서약서의 표준서식은 '영업비밀보호센터'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심성학ㆍ기술보증기금 서울지점장,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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