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수 미래기술] 가상화폐, 어떻게 볼 것인가?가상화폐를 국가전략산업 측면에서 바라보는 인식제고 필요
[김태수ㆍ스마트미래기술연구원장] 가상화폐 비트코인(BTC)이 최근 1억 원대에서 등락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1월 2,000만 원 대에서 1년여 만에 약 5배가 오른 것이다. 2010년 비트코인의 첫거래 당시 추정가 1BTC당 2~3원정도(피자 두 판에 1만BTC에 거래)에 불과하던 것에 비하면 14년여 만에 약 3,000만 배가 넘는 놀라운 상승폭이다.
관련 전문가들 중에는 올해 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2억 원 혹은 4억 원, 2028년까지 13억 원, 2030년까지 30억 원까지 오를 것이란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2024년 3월 현재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2,000조원(총유통량 약 1,900만BTC)에 육박한다. 이는 우리나라 현 KOSPI 주식시가총액전체(약 2,300조원)와 거의 맞먹는 수치다.
아이러니하게도 비트코인 폭등으로 막대한 수익을 얻은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벌어들이는 방법’을 소개하는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엘살바도르는 부켈레 대통령의 주도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지정하고 국고를 동원해 비트코인을 대대적으로 구매했었다.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의 급등에는 4월로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비트코인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비트코인 반감기로 전 세계 채굴량(신규공급량)이 현재 10분당 6.25개에서 3.125개인 절반으로 줄어든다. 게다가 2024년1월 미국정부가 현물 비트코인의 지수화펀드 ETF를 승인하면서 금융펀드투자기관들을 중심으로 매수량이 폭증하고 있다.
미국의 한 자산운용사는 비트코인의 ETF 펀드상품운용을 위해 1달 동안 4.6조 원어치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한 투자자는 하루만에 2,000억 원의 비트코인을 사들이기도 했다. 그동안 코인거래소에서 주로 개인들의 개미거래에 의존하던 비호감적 비트코인거래가 금융투자사중심 큰손들의 먹잇감이 되면서 거래량이 폭증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올해 11월로 예정된 미국의 대통령선거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금리의 안정도 한몫하고 있다.
비트코인 값이 급등하면서 주요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코인) 값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지난해인 2023년 1월 이더리움은 150만 원대에 불과했으나 2024년 현재 500만 원대를 웃돌아 이더리움의 시총도 600조원을 상회하고 있다. 이는 일본 최대기업 도요타의 시총 490조원을 넘고 100년 전통의 독일 BMW자동차 시총 90조원의 7배가 넘는 수치다.
가상화폐 전문 정보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의하면 세계 가상화폐 거래액도 지난해 1월 10조 원대에서 올해 3월 기준으로 약 18조원대로 껑충 뛰었다. 따라서 지난해 2,000조 원대에도 크게 밑돌던 세계가상화폐 시가총액은 2024년 3월 들어 4,000조원대로 크게 늘었다.
그야말로 가상화폐시장에 전 세계의 돈이 몰리고 있다. 이제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는 투자기관이나 개인의 가장 각광받는 중요투자수단이 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도 가상화폐 개인투자자만 최소 700만 명을 넘어섰고 일 가상화폐 거래액이 17조원을 넘어서 코스피의 일 주식거래액 9조원의 2배에 이르고 있다. 물론 투자 상품으로 가상화폐는 등락이 심하고 작은 뉴스 한 줄에 요동치는 투자리스크가 큰 불안전한 상품이다.
그럼에도 미국의 현물 비트코인 ETF 승인이후 홍콩이 발 빠르게 ETF 승인 절차에 들어갔고 일본을 비롯한 다수의 국가들도 ETF 승인검토에 들어갔다. 미국에서 현물 비트코인 ETF가 현실화되자 이더리움, 리플 등 다수 유력코인들의 ETF 승인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때문에 멀지않은 미래에 많은 국가의 증권거래소에서 다양한 우량코인의 거래가 현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가상화폐의 증권거래소에서의 거래는 그동안 어느 국가나 사고뭉치, 미운오리 취급을 하던 가상화폐가 앞으로는 국가의 중요자산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이는 이제부터 각 국가가 나서서 유력 가상화폐 확보 전에 나서야 할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상화폐는 무엇이고 이 가상화폐시장의 급팽창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가상화폐는 약간의 의미차이에도 불구하고 전자화폐의 일종으로 암화화폐, 가상자산, 가상통화, 디지털자산 등 다양한 용어로 불린다. 가상화폐의 효시와도 같은 비트코인(BTC)이 2008년 9월 정체불명의 사토시 나카모토에 의해 ‘개인대 개인의 전자화폐 시스템’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인터넷에 게재되면서 모습을 드러낸 지 15년여가 지났다.
지난 15년여 동안 코인, 토큰, 밈코인, 유틸리티 코인, 스테이블 코인, 자산형 토큰 등 적어도 십 수만 가지의 다양한 가상화폐가 발행 유통되고 있다. 발행유통과정에서 무법천지로 수많은 피해자를 만들었는가 하면 수많은 졸부들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가상화폐발행의 기반기술인 블록체인 기술은 단순한 암호 화폐 발행거래기술에서 현대 최고의 사이버보안기술인 스마트컨트렉트, 온체인기술, 데이터분산저장(IPFS), 디지털자산 소유증명(NFT) 등에까지 발전하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 블록체인기술은 전자화폐발행을 넘어 국가전자화폐(CBDC) 발행이나 국가문서 보관, 기업기밀정보 관리, 전자신분증 발행, 금융시스템 관리, 온라인게임의 해킹방지, 메타버스데이터의 시간개념부여 등으로 개인이나 기업, 국가차원의 핵심디지털자산 관리기술로서의 블록체인기술로까지 활용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2021년 12월 가상자산 실명화법이라 할 수 있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데 이어 지난해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가상화폐 거래의 실명화와 가상화폐 거래에 따른 사고방지대책 등 법적 제도정비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법적 제도들은 대부분 가상화폐거래를 부정적 측면에서 보고 이를 규제하기 위한 법률들이다. 그래서 아직도 우리나라 정부는 우리젊은이들이 개발한 우량 가상화폐조차 국내 발행 허가를 거의 내주지 않고 있다. IT 인터넷 강국 한국의 명성이 무색한 지경이다.
그럼에도 다소 뒤늦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정부나 정치권의 가상화폐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는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위원장의 ETF 절차 협의를 위한 미국 SEC방문 관련 보도가 있었다. 또 4월 총선을 앞두고 여당인 국민의 힘은 가상화폐 IEO허용 및 디지털자산진흥위원회 설치를, 더불어민주당은 가상자산의 상장허용 및 ETF 승인절차 마련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제 가상화폐를 국가전략산업 측면에서 바라보는 인식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태수ㆍ스마트미래기술연구원장, 중부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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