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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빈집 한채가 1유로?…'국내 '빈집 문제' 해결 방안 찾는다

행안부 장관, ‘1유로 프로젝트’ 시행 이탈리아 마엔차시 현장 방문
국내 빈집 13만2000호…행안부 올해 ‘빈집 정비 사업’ 본격 추진

이윤희 기자 | 기사입력 2024/03/11 [21:00]

이탈리아 빈집 한채가 1유로?…'국내 '빈집 문제' 해결 방안 찾는다

행안부 장관, ‘1유로 프로젝트’ 시행 이탈리아 마엔차시 현장 방문
국내 빈집 13만2000호…행안부 올해 ‘빈집 정비 사업’ 본격 추진
이윤희 기자 | 입력 : 2024/03/11 [21:00]

 한-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공공행정협력단을 이끌고 이탈리아 공식 방문 중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빈집 재생을 통한 창의적인 지역균형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지역소멸 방지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중부 마엔차지역을 방문했다.

 

마엔차시는 빈집의 중세식 고택 형식을 보존하면서도 빈집을 정비해 지역 정착, 관광 숙박 활동, 상업시설 활성화 등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처음으로 2개의 주택을 1유로에 팔았다. 모든 빈집이 1유로 프로젝트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속적으로 거래가 되고 있는 빈집들은 제외하고 상속으로 소유자가 다수인 경우 등 방치된 주택이 주로 대상이 된다.

 

1유로에 빈집을 구매한 사람들은 보증금 5000유로(한화 약 720만원)를 내고 3년 안에 의무적으로 빈집을 개보수하고 보증금은 공사 완료 후에 돌려 받는다.

 

마엔차시 관계자는 “2021년 이니셔티브 발표 후 97명의 외국인이 주택 구매를 신청했고, 최종 21명의 외국인이 매수후보자로 선정됐다”면서 “주거 용도보다는 숙박업, 식당 등 상업 시설을 만들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는 빈집 구매에 대한 우선권을 제공해 마을의 다양성과 활력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8일 오전(현지시간) 이탈리아 중부 마엔차 지역을 방문하여 클라우디오 스펠두티(Claudio Sperduti) 시장의 안내을 받으며 빈집을 재생하여 지방 도시의 인구 유출,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하려는 ‘1유로 프로젝트’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 행정안전부    

 

우리나라도 인구감소와 수도권 쏠림 현상 등으로 빈집이 늘어나며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빈집은 13만 2000호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절반에 가까운 6만 1000호가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지자체에 위치하고 있어 인구감소 지역의 급속한 빈집 증가는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행안부는 올해부터 자치단체와 협력해 빈집 문제에 실질적으로 대응하고 지역활성화 및 생활인구 유입 등을 위해 ‘빈집 정비 사업’을 추진한다. 먼저 재활용이 어려워 방치된 빈집을 정비할 수 있도록 올해 처음으로 정부예산 50억 원을 투입한다.

 

또 행안부는 빈집을 철거하게 되면 토지에 대한 재산세를 납부해야 하는 데 토지세가 주택세보다 높아 빈집을 방치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지방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빈집 철거로 생긴 토지에 대한 세금을 철거 전 납부하던 주택 세액으로 인정해 주는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한다.

 

올 상반기 중에는 추가로 지방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기존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 주택을 신규로 취득(1주택까지)하는 경우 기존 주택에 재산세 특례를 지속 적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재산세 감면은 물론 인구감소지역 주택 구매시 ‘1세대 1주택 특례’ 적용으로 종합부동산세·양도세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철거하지 않고 활용이 가능한 빈집에 대해서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주거, 관광, 문화자원 등으로 재조성할 방침이다.

 

지난해는 24곳 지자체에서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빈집을 정비하고, 이를 외부 주민에게 살 기회를 제공해 공유주거, 공유오피스 등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국내에서는 충주시 ‘관아골’과 제주시 ‘북촌포구집’이 대표적인 빈집을 활용한 대표 사례다.

 

절반이 넘게 빈집(빈점포)이었던 충주시 관아골은 2015년 청년들이 이를 고쳐 쓸 수 있도록 국토부와 충주시가 지원하고, 행안부가 현장 맞춤형 지역활성화 사업인 ‘생활권 단위 로컬브랜딩’ 사업을 진행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빈집은 감성 카페, 숙소, 공방 등으로 재탄생돼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관아골 빈집 비율은 2016년 60%에서 지난해 12%로 줄었다.

 

제주도 북촌포구집은 공유숙박 스타트업 ‘다자요’가 해녀가 살던 방치된 빈집 9채를 무상으로 임대받아 숙소로 리모델링한 뒤 10여년 간 운영하고 주택 소유자에게 되돌려 주기로 한 빈집 재생 사례다. 

 

이 장관은 “방치된 빈집은 마을의 경관을 해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우범 지역이 돼 부작용이 심각하다”며 “마엔차시 지역의 빈집 활용 사례를 살펴보고 우리나라의 빈집 정비와 활용 방법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VIP뉴스 / 이윤희 기자 vipto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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