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을 벤처텔링] 정부가 추진하는 ‘모두의 창업‘, 모두의 성과가 될까?5,000명 대규모 오디션의 명암… 예산 파편화·행정 비용·창업의 경량화 우려
[임병을 · 딥스톤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현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로 추진하는 국민 참여형 창업 오디션 ‘모두의 창업’이 대규모 접수를 시작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필자에게도 멘토로서 참여 요청이 있어 창업자들을 돕는 역할로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파격적인 규모와 방식 이면에는 국가 예산 집행의 효율성과 창업 생태계의 질적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것 같다. 멘토 역할을 해야할 본인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모두의 창업’ 공고를 통해 총 5,000명의 예비 창업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서바이벌 형식을 빌려 단계별로 인원을 걸러내고, 최종 우승자에게는 억대 상금을 수여하는 방식이다. 창업 문턱을 낮추고 대국민 관심을 끌어내겠다는 취지로서, 특히 향후 방송을 통해 오디션을 보면서 창업 붐을 일으키고 성장의 기회도 강력하게 만들겠다는 점은 매우 기대된다. 다만, 2026년 3월말 현재 접수 현황과 세부 지원안을 살펴보면 지원자들이나 정부 관계자들이 참고해주었으면 하는 사항들이 보이기도 한다. 이에 기대도 많지만, 우려 혹은 주안점 중 몇 가지를 제시코자 한다.
예산의 파편화: ‘십시일반’식 지원의 함정을 피해야 이번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초기에 대규모 인원을 수용한다는 점이다. 5,000명이라는 숫자는 역대 단일 창업 지원 사업 중 최대 규모에 가까운데, 문제는 이들을 관리하고 중간 단계에서 지급되는 소액 지원금의 효율성이다.
정부 전체로는 수십억 원에서 백억 원 단위의 막대한 예산을 쓰지만, 정작 중간 단계에서 탈락하거나 선발되는 창업자 개인이 받는 금액은 수백만 원 수준의 '활동비'에 불과한 것이다. 이는 사업화의 기틀을 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며, 최종전까지 진출코자하는 진정성있는 창업가들에게는 자금부족으로 고난의 길이 되는 일도 벌어질지 모르겠다. 벤처의 육성은 ‘선택과 집중’이 생명인데, “모두”의 창업을 밀다보면 아무나 창업과 가능성있는 기업에의 집중이 아닌 다수 나눠주기가 되어버릴 수 있다.
아이디어 홍수와 폭증하는 ‘행정 매몰 비용’ 현재 홈페이지에 실시간 공개되고 있는 접수 아이디어들을 보면 우려는 필자가 혹시나 했던 걱정이 사실임을 보여준다. 창업의 본질인 기술력이나 시장성보다는 단순한 생활 불편 토로나 실현 가능성이 극히 낮은 ‘아이디어 수준’의 제안들이 상당수 섞여 있기 때문이다.
이를 검증하고 걸러내기 위해 투입되는 심사 인력과 행정 비용은 고스란히 국가적 낭비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5,000명의 서류를 검토하고, 방송용 서바이벌을 위해 필터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정 매몰 비용이 과연 실제 창업 성공률 제고라는 결과값과 비례할 수 있을지 운용의 효과성과 효율성이 중요해보인다. 질적인 필터링 시스템이 부재한 상황에서의 양적 팽창은 생태계의 피로도만 높일 뿐이기 때문이다.
방송이 부추기는 ‘창업의 가벼움’ 정부는 방송을 통해 창업 저변을 확대하겠다고 하지만, 창업은 고도의 전략과 무거운 책임감이 따르는 고독한 투쟁이다. 창업의 활성화 및 성장, 독려는 필요하다는데 강력히 동의하지만 이를 시청률 중심의 ‘서바이벌 예능’ 프레임으로 가두게 되면, 창업을 마치 가벼운 이벤트나 로또처럼 인식하는 풍토를 조성할 수 있다.
준비되지 않은 예비 창업자가 방송 이미지에 이끌려 시장에 진입했다가 겪게 될 실패의 유무형 비용은 개인과 국가 경제에 큰 짐이 되기도 한다. 창업의 화려한 단면이 아니라, 냉혹한 생존 전략과 리스크 관리에 대한 엄중함이 방송 과정에서 반드시 균형 있게 다뤄지길 바란다.
<기고 필자 의견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기사 좋아요
<저작권자 ⓒ VIP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