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을 벤처텔링] ‘CES 2026’이 남긴 경고, AI 거품 걷어낼 ‘수익의 실체’가 있나‘AI 혁신’에서 ‘AI 수익’으로… CES 이후 벤처 시장, 기술 아닌 경제성을 묻다
[임병을 · 딥스톤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지난 1월, 라스베이거스를 뜨겁게 달궜던 CES 2026이 막을 내린 지 한 달이 지났다. 역대 최다인 150여 개의 국내 스타트업이 혁신상을 거머쥐며 기세를 올렸지만, 현재 벤처기업 및 벤처투자 업계의 분위기는 즐기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너무 한국기업이 많이 참여하는 이벤트성 행사처럼 변질된 한국 정부의 “참여중심” 프로그램이라는 지적도 많이 나오고 있으며, 이제 시장은 “그래서 그 AI로 얼마를 벌고 있는가”라는 차가운 성적표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더 이상 화려한 생성형 AI 데모 영상에 박수를 치지 않는다. 작년까지만 해도 ‘GPT를 활용한 혁신적 서비스’라는 문구만으로 수십억 원의 투자가 결정되기도 했으나, 올해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클라우드 기반의 대형언어모델(LLM)에 의존하는 소위 ‘API 래퍼’ 기업들이 높은 사용료 탓에 고객이 늘수록 적자가 커지는 구조적 한계를 노출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CES에서 실전적인 성과를 낸 곳들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닌 ‘비용의 혁신’을 증명한 기업들이었다. 국내 팹리스 유니콘인 리벨리온-사피온 통합 법인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독자적인 AI 반도체(NPU)를 통해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을 기존 GPU 대비 절반 이하로 줄인 수치를 제시하며 글로벌 서버 기업들과 대규모 공급 계약을 성사시켰다. 투자자들이 이제 AI의 ‘지능’이 아닌 ‘경제성’에 지갑을 연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현대자동차가 보여준 AI 로보틱스는 이제 현실이 된 로봇의 인간 대체와 기술 진보를 대표하는 사례가 되었다. “현실로서 AI”가 중요한 키워드가 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투자 시장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2026년 상장 1호 유니콘을 노리는 토스나 리벨리온 같은 기업들이 시장의 기대를 받는 이유는 단순히 몸집이 커서가 아니다.
이들은 지난해 혹독한 내실 경영을 통해 현금 흐름을 개선하고, 기술이 어떻게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지 지표로 증명해냈다. 이제 벤처기업 대표들은 IR 자료에서 ‘세상을 바꿀 혁신’ 같은 추상적인 수식어를 삭제해야 한다. 대신 자체 경량화 모델(sLLM)로 추론 비용을 얼마나 아꼈는지, 혹은 AI 에이전트 도입으로 고객사의 인건비를 몇 퍼센트 절감했는지와 같은 ‘수익의 언어’로 대화해야 한다.
정부의 지원 기조 역시 기술 개발(R&D) 중심에서 글로벌 상용화 중심으로 완전히 선회했다. 2월부터 본격화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예산 집행 가이드라인을 보면, 단순한 기술 완성도보다 해외 현지 법인의 매출 비중과 확정된 수출 계약 실적에 압도적인 가점을 부여하고 있다. 정책 자금조차 이제는 ‘연구용’이 아닌 ‘시장 점유율 확보용’으로 그 성격이 변한 것이다.
결국 현재, 우리 벤처 생태계가 마주한 진실은 명확하다. AI는 이제 마법이 아닌 유틸리티다. 환상에서 깨어나 단위당 공헌이익을 따지고, 고객 확보 비용(CAC) 대비 생애 가치(LTV)가 유의미한지 냉정하게 자문해야 한다. 거품이 걷힌 자리를 채울 것은 오직 실적을 내뱉는 비즈니스 모델뿐이며, 시장은 오직 그런 기업만을 2026년의 진짜 유니콘으로 인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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