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기 경영칼럼] 쌍용C&E의 '볼트온 M&A전략'볼트온(Bolt-on): 연관된 기업을 인수해 시너지를 높여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
[윤진기 ∙ 경영지도사, 경영학박사] 쌍용C&E가 최근 공개매수를 마무리하고 다음달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폐지를 할 예정이다.
쌍용C&E는 PEF운용사인 한앤컴퍼니가 2016년 쌍용양회공업을 인수하여 2021년 '종합 환경 기업'으로 비전을 선포하면서 시멘트(Cement)와 환경(Environment)의 영문 앞글자를 따서 현재의 쌍용C&E로 사명을 변경했다.
한앤컴퍼니는 2010년 설립된 사모투자 전문 운용회사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PEF(Private Equity Fund)를 통해 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하여 배당수익과 기업 리모델링을 통해서 최종적으로 다시 재매각하여 투자 수익을 내는 회사이다. 특히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볼트온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볼트온(Bolt-on) 전략은 볼트와 너트로 결합시키는 것처럼, 투자M&A업계에서는 투자한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과 연관된 업종의 기업을 인수해 시너지를 높여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의미한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서 기존 기업의 약점을 보강하거나 사업을 확장해 산업 내 지위를 강화하고 영업자원을 공유해 비용을 절감하여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볼트온 전략은 기존의 영위하는 사업과 관련된 기업을 인수하여 딜을 발굴하는 탐색비용과 리스크가 적다. 또한 사업상 시너지를 낼 수 있어 매도자 측에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많아져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며 빠른 속도로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앤컴퍼니는 2016년 쌍용양회공업(현 쌍용C&E)을 인수한 후 기존 투자포트폴리오 기업인 대한시멘트, 한남시멘트, 대한슬래그를 쌍용C&E의 자회사로 편입하며 국내 시멘트 점유율 1위를 확고히 하고, 쌍용C&E의 비(非)시멘트 부문 계열사 쌍용머티리얼, 쌍용정보통신, 쌍용에너텍 등은 매각하여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2021년 쌍용C&E는 폐기물처리 부문 중간 지주사로 그린에코솔루션을 설립하면서 환경사업부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어서 PE폐기물 수집 및 폐기물을 가공해 고형연료(SRF)로 공급하는 중견업체 ‘KC에코물류’를 인수하여 ‘그린에코사이클’로 사명을 변경하고 태봉산업, 삼호환경기술, 성광이엔텍, 깨끗한환경 등 중소형 폐기물 수집 및 처리업체를 연달아 인수하면서 전국에 ‘폐기물 사업망’을 구축하였다.
폐기물 처리업체 M&A를 거쳐서 쌍용C&E의 사업부문은 시멘트와 순환자원사업으로 크게 두 개의 축으로 이뤄지게 되었다. 폐기물처리 자회사 그린에코솔루션 등이 폐플라스틱 등을 수거한 후 중간처리해 쌍용C&E에 넘기면 시멘트 제조공정에서 유연탄 대신 폐합성수지를 소각해 소성로를 가열하여 시멘트를 생산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쌍용C&E는 시멘트 및 폐기물 사업에 집중하면서 지난해에는 쌍용레미콘을 매각하였고, 한앤컴퍼니가 현재까지 쌍용C&E으로부터 회수한 배당금 총액은 1조 1600억 원 수준으로 최근의 공개매수까지 합하여 투자한 1조 8000억 원의 상당부분은 이미 회수한 상태이다.
한앤컴퍼니가 쌍용C&E의 상장폐지를 추진하면서 공개매수한 주당 7천원 가격으로 기업가치(시가총액)는 3조 원을 상회하고 있다. 추후 한앤컴퍼니는 쌍용C&E에서 유상감자나 재구조화를 통해 친환경기업으로 기업가치를 올려 분할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쌍용C&E가 시멘트 생산과정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유연탄 소비량을 줄이고 있지만, 폐기물 연소 및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 등 지역 주민의 반발은 여전하다.
쌍용C&E의 종합환경기업으로 전환은 아직 진행중으로 성공적인지 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최근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 편승하여 환경 히스토리로 기업 가치를 올려 높은 가격에 회사를 매각하려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되고, 친환경 기업으로 인정받으려면 폐기물 처리 시 2차 오염을 줄이는 등의 해결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윤진기 ∙ 경영지도사,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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