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완ㆍ한서대 초빙교수, 前국회의원

[김동완ㆍ한서대 초빙교수, 前국회의원] 요즘 정부와 의료계간 대립이 심상치 않다. 2000년 의약분업사태 당시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으로서 상황을 총괄했었던 필자 입장에서는 '대안을 갖고 의료대란을 막아야 한다'고 쓴소리를 하고 싶다.

​

그동안 많은 의료사고가 나고 과잉진료, 의과대학 입시의 과열 등을 보며 국민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만 왔다. 그 뿌리를 이해할 수는 없었다. 지금의 사태를 누구 하나 전문성있게 설명해 주는 사람도 없었다. ​얼마전 필자는 중앙일보의 '24.3.6일자 「원가도 못 받는 외과수술···전문의 못 뽑으니 전공의에 매달린다」 제하의 기사를 보고 그 배경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 기사를 보면, 골자는 현재의 의료보험 수가가 수술원가의 82%에 못미쳐 수술을 할 수 있는 전문의가 부족하여 오진이나 의료사고가 많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필자의 눈에 띄는 내용은 2001년에 도입했다는 '상대가치 수가제'이다. 이는 전체 의료보험액에서 의료분야별 상대적 가치를 평가하여 의료보험료를 배분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그 전에 '수가고시제'가 의료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도입된 제도이지만 '상대가치 수가제'가 그 이후 지금의 의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제도에 의하여 수술이나 시술 같은 필수의료 분야의 수가는 원가에 미달하고 혈액검사는 수가의 135.7%,  영상검사는 수가의 117.3%를 보장한다고 하니 병원경영 입장에서 보면 이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병원에서 혈액검사와 영상검사를 그렇게 하게 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했고 이러한 의료방식은 전문의 보다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전공의 중심의 병원 운영을 하게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을 토대로 지금 집단시위에 나선 전공의들의 입장에서 보면 '어렵게 공부했는데 전문의로 도약할 수 있는 문턱이 너무 높아 좌절감을 갖는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의료수준을 갖게 되었는데 이러한 정책운영을 토대로 한 것이라면 사상누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현재 의료법의 독점적 횡포도 개혁해야 한다. 중국은 이미 국민의 건강이란 공익을 위하여 서양의술은 물론 그간의 민간요법을 모두 포함하여 '중의학'이란 이름으로 획기적인 발전을 이끌어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의료법은 독점적 업무영역을 굳건히 지키면서 대체의학을 형법적으로 처벌하도록 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전통적 의술이 국외로 유출되고 있고, 의료계의 수익창출을 위하여 불필요한 검사와 과잉진료가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렇게 불거진 계제에 현행 의료법의 과감한 개혁도 대안에 포함하여 논의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국민건강보험 문제는 아주 거대하고 복잡한 문제이다. 누구 한명이 나서서 개선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에 대해 전문가들로 실태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합리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 정부는 정책적 의지를 갖고 의료계와 진지한 대화를 해야 한다. 의대 정원을 늘려야만 한다는 정부의 설명만으로 강공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합리적인 정부 운영이 아니다.

김동완ㆍ한서대 초빙교수, 前국회의원 

<기고 필자 의견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해유건설

100년 대계를 생각하는 건설혁신 기업! 해유건설

www.haeu.co.kr